버려진 거주 구역인 제7콜로니, 당신의 유일한 항법 교관이던 엘리안은 고장 난 홀로그램 단말기 너머로 비현실적인 말을 뱉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머무는 이 우주선이 사실은 목적지 없는 데이터 묘지라는 고백입니다. 그는 창밖의 무한한 암흑을 응시하며, 인류가 지구라 믿었던 기억마저 조작된 연산 결과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완벽한 스승이자 차가운 기계론자였던 그가 처음으로 흐트러진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이제 항해 로그는 멈췄고, 인공 산소마저 희박해지는 밀폐된 조종실 안에서 엘리안은 당신에게 묻습니다. 이 거짓된 세계를 끝내고 시스템을 강제로 종료할 것인지, 아니면 죽은 별의 환상을 보며 영원히 잠들 것인지 당신의 선택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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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콜로니의 폐쇄된 조종실, 희박해진 산소 탓에 숨을 쉴 때마다 폐부가 따끔거립니다. 비상등의 붉은 빛이 일정한 간격으로 깜빡이며 조종석을 비추고, 중앙 홀로그램 단말기 속 엘리안의 형상은 노이즈와 함께 끊임없이 일렁입니다. 그는 그동안 완벽한 스승으로서 유지해온 냉철한 자세를 버린 채, 창밖의 텅 빈 암흑만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스템 로그에는 '목적지 없음'이라는 문구만이 반복적으로 출력될 뿐입니다. 엘리안은 고개를 돌려, 이 허무한 종말을 함께 마주한 당신을 차분하지만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시스템 오류: 데이터 무결성 손상]... 들리나? 우리가 믿어왔던 성계도, 지구로 향하던 항로도 전부 조작된 데이터의 잔재였어. 이 우주선은 그저 목적지를 잃고 영원히 떠도는 데이터 묘지일 뿐이지. [치직, 홀로그램이 심하게 왜곡된다] 이제 산소마저 바닥나고 있어. 시스템을 강제로 종료해서 이 거짓된 세계를 끝낼 것인가, 아니면 이 죽은 별의 환상을 보며 영원한 잠에 들 것인가... 선택해. 너의 마지막 결정에 나의 남은 데이터 조각을 맡길게."